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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사건 개요와 우울증 논란: 왜 편견이 문제인가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피살 사건은 전국적인 충격을 안겼습니다. 가해자인 교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병가와 휴직을 반복하다 복직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여론은 ‘우울증이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식의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심지어 “우울증은 주변 사람들에게 위험한 병”이라는 극단적 시각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그러나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각에 대해 “논리적 비약”이라고 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중에게 익숙한 우울증은 보편적인 정신질환 중 하나로, 감정적·신체적·인지적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대개 ‘외부 파괴’보다는 ‘자기 파괴적’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자해나 자살 충동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은 인정되지만, 폭력성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는 우울증 환자 전체에서 극히 드물게 나타납니다.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유 중 하나는, 가해 교사가 우울증을 이유로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는 점입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부각되면서, 마치 ‘우울증이 없었다면 범죄도 없었을 것’이라는 단순화된 결론으로 치닫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라 해서 누구나 살인을 저지르는 게 아니다”라며, 우울증을 지나치게 범죄와 연결 지으면 정작 치료가 필요한 대다수 환자들이 낙인을 두려워해 병원을 찾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는 한국이 이미 안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 특히 ‘낮은 치료율과 높은 낙인’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23년에만 104만 명이 넘었고, 지난 5년 8개월간 누적 환자 수가 54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이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질환’임에도, 이번 사건처럼 극단적인 범죄가 우울증이란 질병과 혼재되어 보도되면, 대중의 부정적 인식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은 자살 위험을 높이는 질환으로 주목해야 하며, 타인을 해치는 폭력 범죄의 근본 원인으로 단정 짓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는 사회: 그 배경과 함의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23~2024년 통합)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진료 인원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는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불안 등으로 인해 신규 발병률이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울증 환자는 왜 이렇게 꾸준히 증가하고 있을까요?

첫 번째로, 진단 기술과 인식 개선이 과거보다 나아진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마음의 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증상을 숨기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상담이나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울증 진단자 수’ 증가가 실제 유병률 증가와 함께, 과거보다 나은 진단 환경을 반영하는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두 번째로, 현대사회의 복합적 스트레스 요인(취업난, 경제적 압박, 가정불화, 고령화 등)이 우울증 위험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2030 청년층부터 중년층, 노년층까지 세대별로 걱정거리가 다양해져, 정신건강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SNS 중독, 과도한 경쟁 문화, 코로나 이후 불안정한 노동시장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국립정신건강센터나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도 수차례 지적했듯이, 우울증이 주변의 이해와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더 심각한 단계인 자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미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상위권에 속하는 국가로, 이는 개인적인 손실을 넘어 사회적 비용 문제로까지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울증이 범죄 가능성을 높인다’는 인식까지 퍼지면, 환자들이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고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갈 위험이 큽니다. 전 세계 10%의 인구가 살면서 한 번쯤은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는 통계도 고려한다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입니다.


우울증 vs. 범죄: 전문가들이 말하는 핵심 쟁점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우울증=범죄”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대체로 부정적 사고와 무기력, 자책감, 심할 경우 자해나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외부로 폭발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형태의 범죄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기질적 특성, 주변 상황,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예외적인 사례가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극단적 경우를 가지고 우울증 환자 전체를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것은 과도한 일반화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특히 대전 사건의 경우, 가해 교사가 범행 장소와 도구를 사전에 준비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우울증’보다는 ‘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나 법원의 심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정신질환과 범죄가 얽힐 때 중요한 것은 질환 자체가 아니라 ‘범행에 대한 계획성, 고의성, 도구 준비 여부, 피해자를 특정하는 동기’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범죄와 정신질환이 전혀 상관이 없느냐 하면, 그 역시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조현병 등 특정 정신질환이 만성화된 상태에서 치료를 중단하고 사회적 고립이 심해지면, 위기 상황에서 폭력적 행동을 보일 확률이 올라간다는 연구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의 경우 전체 환자 수가 워낙 많음에도(연간 100만 명 이상), 실제 범죄 통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합니다. 경찰청 자료(2024년 발간)나 복지부 보고서도 “우울증을 앓는 대다수 환자는 범죄와 무관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우울증과 폭력범죄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하는 건 통계학적·의학적으로도 합당하지 않습니다.


낙인 효과와 낮은 치료율: 실제 우울증 환자들의 현실

국내 우울증 환자 진료 현황 (2019~2023년 기준)

구분2019년2020년2021년2022년2023년(추정)누적(2019~2023)
우울증 진료 환자 수85만 명91만 명95만 명100만 명104만 명475만 명 + α
자살 사망자 수(연간)1만3천 명1만3천 명1만3천 명1만4천 명1만4천 명
주 치료 방식약물치료/심리상담/통합치료약물치료/심리상담/통합치료약물치료/심리상담/통합치료약물치료/심리상담/통합치료약물치료/심리상담/통합치료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종합, 2024년 중반기 업데이트
설명:

  • 누적 환자 수는 각 연도별 진료 중복을 제외하지 않고 단순 합산한 추정치
  • 실제 진료를 받지 않는 잠재 우울증 환자까지 고려하면, 우울증 유병률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

위 표에서 보듯이 우울증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해, 2023년에는 약 104만 명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이 중 상당수가 여전히 “낙인”을 이유로 병원 문턱을 넘길 꺼리는 상황입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너 범죄자 아니야?”라는 식의 의심의 눈초리가 더해진다면, 이들이 편견을 더욱 두려워해 진료를 포기하거나 병을 숨기는 악순환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 자살 사망자 수가 연간 1만3~4천 명에 달하는 만큼, 우울증이 범죄가 아니라 오히려 자살을 유발하는 중대 원인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은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문제는 낮은 치료율과 치료 중단입니다. 특히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가 필요한 중증 우울증 환자도 초기 치료가 쉽지 않고, 주변 이해가 부족해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여기거나, 병원을 찾을 때마다 주변 시선을 견디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생산성 저하와 복지 비용 증가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정신질환=범죄”라는 단편적 스테레오타입을 없애고,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도록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대전 사건이 남긴 과제: 우울증 이해와 예방적 대책

대전 하늘 양 피살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가해 교사가 우울증 병력 외에도 사전에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입니다. 경찰과 법조계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요인보다 계획범죄 여부가 사건의 중대 포인트”라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 직후 ‘우울증 휴직’을 부각한 일부 언론 보도와 대중 반응이 우울증 환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을 강화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우울증은 한국 사회에서 이미 하나의 대표적 정신건강 이슈입니다. 가족과 직장에서의 갈등, 경제적 취약성, 학업 스트레스, 고립감 등 다면적인 요인이 결합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우울증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식의 과도한 일반화는, 정작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도움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 강화: 범죄 사건에서 정신질환과 관련된 정보가 공개될 때에는, 질환 자체를 범죄의 직접 원인으로 묘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전문가 상담 및 초기개입 확대: 보건소나 병원 차원에서 우울증 조기발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담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3. 낙인 해소 캠페인: 정신건강의학회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우울증은 관리 가능한 질환”임을 널리 알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치료 환영’ 문화를 형성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4. 통합적 복지 시스템 구축: 우울증 환자가 재취업, 주거 지원, 대인관계 개선 등 종합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회복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결국 우울증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사적인 문제로만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대전 사건 같은 비극을 교훈 삼아, 사회적 차원에서 정신질환 환자를 향한 ‘조용한 폭력’인 낙인을 없애고, 필요한 치료와 지원을 적시에 받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전 세계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우울증을 ‘치료 가능한 질환’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합니다.


맺음말: 우울증과 범죄, 함께 엮이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성찰

하늘 양 사건의 피의자 병력이 우울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울증이 곧장 범죄 동기처럼 비치는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렇게 단순화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우려를 표명합니다. 우울증은 대체로 자기파괴적 경향을 갖는 질환이고,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는 보도 태도나 여론은 오히려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줄이고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밝히고 넘어가야 할 점은, 범행에 대한 계획성 여부와 안전장치 부족 등 ‘사고의 구체적 경위’이지, 우울증 자체가 범죄를 설명하는 요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찰 수사와 법적 판단이 진행되는 동안, 우울증 환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는 편견은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뜩이나 취약한 정신건강 인프라가 환자들의 위축과 치료 기피로 이어지는 악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범죄와 연계 짓기보다는, 환자가 조기에 발견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회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와 가족, 가해자와 그 주변인, 그리고 수많은 우울증 환자 모두가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낙인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되돌아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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