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환자 급증: 아동·청년층, 가장 큰 증가세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 수가 지난 2020년 약 87만 명에서 2023년 약 109만 명으로 25% 증가했습니다. 특히 아동(0~9세)과 청소년(10~19세), 청년(30~39세)층에서 우울증 진료 인원이 가파르게 늘어난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예컨대 0~9세 연령층은 2020년 1,338명에서 2023년 2,406명으로 무려 79.9% 증가했고, 30~39세 연령층은 117,186명 → 179,886명(53.5%↑), 10~19세 연령층은 48,645명 → 73,944명(52%↑)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부 계층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증이 확산 중이라는 심각한 경고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취업난·학업 스트레스·높은 경쟁 환경 등 복합적 압박이 아동·청소년·청년층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사회경제 변화까지 겹쳐, 우울증 환자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스프라바토·전기경련치료, 왜 ‘그림의 떡’이 되었나
우울증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항우울제를 우선 사용하지만, 증상이 심각해지거나 난치성 우울증 환자에게는 스프라바토(Spravato)나 전기경련치료(ECT) 등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습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치료법이 고가이거나 인식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잘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스프라바토(Spravato)
- 치료 원리: 2020년 3월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난치성 우울증·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 전용 치료제로, 케타민 유도체 계열의 약물입니다. 기존 항우울제보다 빠르게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어, 자살 위험 환자에게 긴급 투여 시 효과가 클 수 있습니다.
- 문제점: 1회 투여 비용이 60만 원~100만 원에 달하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매우 큽니다. 특히 치료 초기 4주간 주 2회 투여가 필요해, 환자들은 240만~400만 원의 비용을 단기간에 지불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현실적으로 고소득층만 접근 가능한 ‘불평등 치료’가 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 처방량을 보면, 서울 서초·강남 지역에 처방이 집중되어 있어 지역·소득 격차 문제가 두드러집니다.
전기경련치료(ECT)
- 치료 원리: 전신마취 후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발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존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중증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문제점: 2020년~2024년 상반기까지 국내 총 797건만 진료가 이뤄져, 우울증 환자 대비 약 0.016%라는 극도로 낮은 비율입니다. 이는 전기 충격이라는 부정적 인식, 전문 장비·인프라 부족 등 복합적 장애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부분이 있음에도, “과거 잔혹한 치료법”이라는 편견과 겹쳐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스프라바토와 ECT 모두 중증 우울증에 유용한 대안임에도 불구하고, 고가·부정 인식·인프라 부족 등 이유로 환자들이 실제로는 ‘그림의 떡’에 머물고 있습니다.
‘치료 격차’ 키우는 고비용 현실: 소득‧지역 간 불평등 가속
스프라바토 처방 추이를 보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편중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2020~2024년 상반기)에 따르면, 처방 상위 100곳 의료기관 중 서울이 26곳을 차지했으며,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만 8,306건(서초 5,729건+강남 2,577건)의 처방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는 지방·중소도시 거주자나 저소득층은 치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를 낳게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이미 소득격차나 지역격차 등 다양한 불평등과 맞물려, 취약계층이 더욱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들다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가 매주 수십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치료를 포기하면,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에 더 자주 입원하거나, 자살 등 극단적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결국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공적 의료보험에서도 중증 우울증 환자나 장기입원 환자에 대한 지원은 제한적이고, 경증 정신질환(스트레스성·불안장애 등) 지원도 미흡하다고 지적됩니다. 현행 제도 아래서는 결국 환자 가족이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여서, 치료 효과가 좋은 스프라바토·ECT라 하더라도 보편화되기 힘든 실정입니다.
보장 범위 좁은 공적‧민영 보험: 정신질환은 왜 예외가 많나
정신질환 보장은 공적 보험(건강보험)과 민영 보험(손해보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제한이 많은 편입니다. 정신질환 환자는 평균 입원 일수가 길고,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민영보험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또한 건강보험에서조차 장기입원 지원 한계, 경증·경계선 정신질환 미적용 등의 문제로 실제 치료 접근성이 여전히 낮습니다.
특히 “과소신고” 문제도 심각합니다. 정신질환은 낙인 등이 우려돼, 환자 스스로 진단받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율이 떨어집니다. 의료진조차 우울증·불안장애를 명확히 진단하기 전에, 환자가 증상을 숨기거나 잦은 병원 이동으로 연속 치료가 어렵기도 합니다. 이런 요인들이 맞물려, 민영보험사가 정신질환 보장 상품을 설계해도 가입 심사나 보험금 청구 절차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경선‧조재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의료체계 개선 방안에 맞춰 보험사들도 정신건강 보험상품을 다양화하고, 심리 지원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동시에 “정신질환 보장 상품을 설계할 때 국제적 연구·데이터를 토대로 급부 항목을 정교하게 조정하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며, 정신질환과 동반되는 신체질환까지 아우르는 종합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울증·조울증·조현병 환자 수 추이(국민건강보험공단 기준)
구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6월 기준 | 증감률(‘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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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조울증·조현병 환자 수 | 85만 | 93만 | 101만 | 76만 (잠정) | +18.8% (’20→’22) |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2023년 최신)
설명:
- 2023년 상반기 환자 76만 명은 이미 2022년의 절반 이상 수준
- 아동·청소년·청년층 증가율 높아, 예년 대비 빠른 증가 양상
마무리: 고비용 치료‧낙인 문제 해결, 제도 개선이 관건
우울증·조울증·조현병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 스프라바토·전기경련치료(ECT) 같은 효과적 치료법이 고가 치료비와 부정적 인식 탓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치료 격차”를 심화시키는 큰 문제입니다. 아동·청소년·청년층에 심각한 우울증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이 격차를 방치하면 향후 더 큰 사회비용과 개인적 고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조기 치료를 포기하거나, 값싼 항우울제·불충분한 상담만 받으며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습니다. 소득이 높은 지역·계층만 최첨단 치료에 접근 가능하다는 현실도 더욱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공적 보험 측면에서도 정신질환 장기 입원이나 경계선 질환에 대한 보장이 매우 미흡해, 국민이 건강보험 혜택을 온전히 받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결국 해법은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함께, 전문 인프라·인식 개선을 결합하는 종합 대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김예지 의원이 지적하듯, 스프라바토·ECT 등에 대한 보험 적용을 검토해 환자들의 부담을 낮추고, 정신건강 분야 의료진 및 장비 확충, 적극적 홍보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가 치료가 특정 지역·소득층만의 전유물이 되는 불평등을 줄이고, 정신질환자 누구나 적절한 시기에 효과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