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구를 던진 고졸 신인 정현우, 혹사 논란과 성장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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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에서 드물게 등장하는 고졸 신인 선발 투수. 그중에서도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려 122구를 던진 투수가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받기 충분하다. 키움 히어로즈의 정현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25년 3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4자책), 그리고 122구의 투구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그의 투구 내용, 혹사 논란, 그리고 미래 가능성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해보려 한다.

고졸 신인의 첫 등판, 이례적인 122구 투구

정현우의 122구 투구수는 1991년 롯데 김태형(135구) 이후 역대 2위 기록이다. 보통 신인 선수, 특히 고졸 신인의 경우 몸 관리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1회부터 위기 상황을 겪었지만 매 이닝마다 꾸준히 타자들과 싸워냈고, 5이닝을 버텨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경기 중 정현우는 4사사구를 허용했고,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결정구로 삼진을 잡아내고, 만루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한 스탯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날 키움은 21안타 16득점을 기록하며 대승을 거뒀다. 전태현, 루벤 카디네스, 푸이그 등 주축 타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이로 인해 정현우에게 5이닝까지 기회를 줄 수 있었다.

감독 홍원기의 판단 역시 이 같은 공격 흐름에 기반했다. “타선이 터진 날, 신인에게 마운드 경험을 더 줄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정현우의 122구 투구를 두고 ‘혹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신체가 완전히 단련되지 않은 고졸 신인에게 큰 부하가 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나온다.

그러나 은퇴 투수이자 현재 투수코치로 활동 중인 최경태는 정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SNS를 통해 “좋은 경험이었고, 진정한 S+급 투수가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정현우를 칭찬했다.

실제로 정현우는 이번 등판으로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첫 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선수 커리어에서 매우 드문 일이기에, 이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현우는 경기 중간중간 피안타를 허용하고, 볼넷을 내줬지만 큰 무너짐 없이 5이닝을 완주했다. 특히 3회와 4회에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은 그의 ‘내면의 강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분명한 과제도 있다. 4사사구, 흔들리는 제구력은 향후 등판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구속, 구위 모두 고졸 신인 중에서 상위권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제구 안정만 뒷받침된다면 더 큰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현우의 데뷔전은 숫자만 보면 ‘혹사’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흐름, 타선의 지원, 그리고 현장 코치와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팬과 구단이 그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현우는 ‘일회성 스타’가 될 수도 있고,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수도 있다.

2025 시즌, 고졸 신인 정현우의 이름이 KBO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 팬으로서 큰 재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