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사’가 남긴 메스, 그리고 딸의 추격
2025년 6월 16일 밤, 디즈니플러스의 다크한 새 간판 메스를 든 사냥꾼(Hunter With A Scalpel)이 베일을 벗었다. 첫 공개부터 1~4화를 동시 투하한 뒤 매주 월요일 4편씩, 총 16부작을 완주하는 “4·4·4·4” 분할 공개 전략으로 전 세계 시청자의 넷·모바일 화면을 점령했다.
작품은 국과연 최고의 부검의이자 연쇄살인마였던 ‘재단사’의 딸 서세현(박주현)이 아버지로 추정되는 위장 살인마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며, “사냥꾼인가, 사냥감인가?”라는 수사학적 질문을 던진다. 디즈니플러스 공식 소개 문구 그대로, “정교하게 절개된 살점, 촘촘히 봉합한 시신”이 매 회 시청자를 해부실 안으로 끌어들이는 셈이다.
작품 개요 ― 20년 만에 살아난 ‘재단사’의 장기 해부 쇼
드라마는 동명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LG유플러스 STUDIO X+U가 제작하고 이정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르는 ‘경찰·법의학·심리 스릴러’의 삼중주로 분류되며, 러닝타임은 회당 45분 안팎이라 몰아보기 부담을 최소화했다. 설정의 핵심은 2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이코패스 살인마 ‘재단사’ 윤조균(박용우)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다.
부검대 위 시신에서 ‘재단사’ 특유의 절개·봉합 패턴이 발견되자, 국과연 천재 부검의이자 윤조균의 딸 서세현은 스스로를 증거에서 분리하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 이때 수사팀장 정정현(강훈)은 “살인마의 피를 물려받은 딸”이라는 선입견 속에서도 인간적 신뢰를 포기하지 않으며, 두 사람 사이 묘한 긴장과 연대가 동시 전개된다.
캐릭터 & 배우 ― 심리전의 축을 세우는 세 얼굴
- 서세현 / 박주현 –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적 천재 부검의. 아버지의 범행 흔적을 확인한 뒤부터 “증거 은폐냐, 정의 실현이냐” 갈림길에 선다. 칸 시리즈 페스티벌 초청 당시 “차세대 글로벌 스타”라 불린 박주현의 다층 연기가 핵심 동력이다.
- 윤조균 / 박용우 – 신체 해부를 ‘예술’로 포장하는 희대의 연쇄살인마 ‘재단사’. 세탁소 옆 식당을 경영하며 사회에 녹아든 채 딸에게 왜곡된 사제(師弟) 집착을 드러낸다.
- 정정현 / 강훈 – 휴머니스트 형사로, 서세현을 지켜보며 동시에 의심한다. ‘선·악 이분법’을 거부한 인물로, 사건이 흐를수록 자신만의 윤리 기준이 시험대에 오른다.
- 한지수 / 류승수 – 부패 경찰 내부 고발자. 딸과 아버지 사이에 숨겨진 과거를 알고 있어 결정적 전환점마다 ‘폭로 카드’를 쥔다.
- 조혁진 / 최광제 – 국과연 선임 부검의. 기술적 단서와 인간적 조언 사이에서 갈등하며 극의 정보 전달자 역할을 수행한다.
배우진은 각자 빛과 그림자 양면 연기를 요구받으며, 미세한 표정 변화·손 동작 등을 통해 시청자 추론 게임에 불을 붙인다.
에피소드 공개 패턴 ― “4편씩 끊어보기”가 선사하는 추론 열기
OTT 시장에서 흔치 않은 주간 4편 공개 방식은 두 가지 효과를 노린다. 첫째, 4화 단위가 하나의 ‘큰 떡밥 → 반전 → 클리프행어’ 구조를 형성해 퍼즐식 내러티브를 자가복제하듯 반복한다. 둘째, 월요일 밤마다 3시간 분량이 쌓이므로 ‘주중 회식’보다 화요 출근길의 “스포일러 전쟁”이 더 뜨거워진다. 실제로 Reddit·네이버 카페 게시판에는 1~4화 이후 “서세현 진범설”과 “윤조균 대리살인 설”이 나뉘어 치열한 추론 배틀이 벌어졌다. 제작진은 “극 중 부검 보고서·신문 스크랩 등 ARG(대체현실게임) 소스를 SNS에 주기적으로 배포해 시청자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관람 포인트 아홉 가지
- 청각적 서스펜스 – 메스가 스테인리스에 닿는 ‘찢어지는 금속음’을 메인 테마로 변주, 불안감을 극대화.
- 색채 대조 – 과거 장면은 슬레이트 그레이, 현재는 채도 낮은 블러드 레드를 사용해 시간축을 시각화.
- 부검실 세트 리얼리티 – 실제 국과수 자문을 받아 온도·조명·기구 동선을 재현, 현장감을 높였다.
- ‘재단사’ 시그니처 스티치 – 시신 봉합선이 QR 코드 모양으로 이어져 온라인 ‘확장 떡밥’ 기능까지 담당.
- 부녀 관계의 뒤틀린 멘토링 – “범죄 수법은 DNA보다 강력하다”라는 대사가 윤조균의 철학을 압축.
- 타임캡슐 복선 – 5화 이후부터 등장하는 과거 비디오테이프가 진범·공범 논쟁의 분수령.
- 해부학 용어 전면 배치 – 에피소드 제목이 모두 의학 라틴어로 구성돼, ‘해부 수업’ 감각을 자극.
- 촬영지 ‘괴담 투어’ – 강원도 폐광촌 세트장, 금천구 구 산업고 실습실 등 한국형 다크 투어리즘 스폿이 실재 관광지화 움직임.
- 19세 등급의 한계 실험 – 선정성과 잔혹성을 클로즈업 대신 장소·소리·소도구로 우회해 오히려 상상 공포를 배가한다.
왜 지금 ‘메스를 든 사냥꾼’이어야 할까?
지난해 「무빙」, 올해 상반기 나인퍼즐로 증명된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스릴러 벨트’는 흥행 선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법의학·가족 서사·여성 안티히어로라는 세 요소를 한데 묶어 장르적 신선도를 끌어올렸다. 또한 실제 국과수 출신 의료 자문단이 참여한 덕분에 부검 절차·알리바이 분석·체액 DNA 스워브 처리 등 세부 디테일이 설득력을 부여한다. 결과적으로 비주얼 쇼크와 심리 서사를 동시에 충족하는 ‘하이브리드 스릴러’로서, *“범죄물 피로도”*를 느끼던 시청층까지 다시 끌어모으는 확장성이 강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질문 | 답변 |
|---|---|
| ‘메스를 든 사냥꾼’ 어디서 볼 수 있나요? | 디즈니플러스·U+모바일tv·U+tv 동시 스트리밍. 해외는 Disney+ 단독 공개. |
| 총 몇 부작이며 공개 일정은? | 16부작. ① 1–4화: 6/16, ② 5–8화: 6/23, ③ 9–12화: 6/30, ④ 13–16화(최종): 7/7. 각 월요일 20:30 KST 업로드 |
| 주요 배우는? | 박주현, 박용우, 강훈, 류승수, 최광제 등 |
| 시청 등급은? | 국내 기준 19세 이상, 폭력·잔혹 장면 다수. |
| 실화 기반인가요? | 창작 각본이지만 국과수 미제 사건 데이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제작진이 밝혔다. |
마무리 ― 마지막 스티치는 누가, 무엇을 봉합하는가
메스를 든 사냥꾼이 진짜로 해부하려는 대상은 시신이 아닌 관계·기억·피해의 서사다. 절개·봉합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악’ 그 자체가 아니라, 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진실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4주간 이어질 고밀도 추론 게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면, 오늘 밤 첫 4편을 재생해 직접 체온이 떨어지는 그 순간을 느껴보라. 메스를 쥔 자가 사냥꾼인지, 사냥감인지는 당신의 추론이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