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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대전 사건과 우울증 논란: 문제는 ‘낙인’

최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8살 어린이가 교사의 흉기에 찔려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직후, 가해 교사가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울증과 범죄를 직접 낙인 짓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우울증 환자 전반에 대한 낙인을 부추길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울증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 정신질환입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우울증에 대한 이해 부족과 잘못된 정보, 그리고 뿌리 깊은 편견으로 인해 ‘우울증 환자 = 위험 인물’로 간주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합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특정 질환명’이 부각되면서 우울증 환자 다수가 “자신이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힐까 봐 치료받기를 더 주저하게 됐다”고 토로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원인 규명이 필요한 시점에 섣불리 특정 진단명이 부각돼, 우울증 환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완치 가능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러워 병원을 찾지 못하면 우울증의 치명도가 오히려 높아집니다. 대한의사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을 우울증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해석”이라며 “이로 인해 우울증 환자에 대한 편견이 강화되면,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우울증 치료율: OECD 평균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현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와 지원이 이뤄지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을 보면 우울증 환자 10명 중 9명(즉 90%)은 필요한 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우울증 치료율이 50~60% 수준이고, 미국이 60%를 웃도는 것에 비해, 한국은 10% 남짓에 그친다는 통계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낮은 치료율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먼저, 정신건강에 대한 문화적·사회적 낙인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힙니다. 많은 환자들이 “직장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두렵다”, “내가 이상하게 보일까 봐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겠다”고 호소합니다. 거기에다 우울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 부족, 고비용, 병원 접근성 문제 등도 치료를 지연시키는 요인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처럼 범죄와 정신질환이 한묶음으로 보도될 경우, 우울증 환자의 치료 기피 현상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이 10%밖에 안 되는 현실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며, “이번 사건이 우울증 환자들을 더 숨게 만들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될까 두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과 자해 시도 비율은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제때 병원을 찾지 못하고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을 숨기면 오히려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환자들이 편안히 진료실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우울증=범죄’ 프레임의 문제점: 사건 원인은 복합적

우울증이 곧 범죄의 직접 원인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려버리는 것은, 의학적·사회적으로 모두 부작용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대한의사협회가 낸 입장문에서도 “이번 사건은 정신질환 때문에 촉발된 게 아니라, 피의자 개인 문제가 더 적합하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우울증 자체가 폭력성을 야기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범죄학·심리학적 관점에서 살인이나 폭행 같은 강력범죄는 개인 성향, 환경, 대인관계 갈등, 트라우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우울증 휴직을 했으니 그게 범행 원인”이라고 보도하거나, 사건을 우울증과 한데 묶어 부각시키는 언론 보도 태도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보건복지부·한국기자협회·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공동 마련)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의 정신질환 병력이 확인됐더라도, 사건·사고의 유일한 원인으로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경찰 발표 초기부터 “우울증 병력”이 부각되면서 우울증 환자 전체가 잠재적 위험인물로 도매금 취급받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여러 연구가 말합니다. 오히려 우울증 환자가 자기 파괴적인 선택(자해, 자살)을 할 위험이 훨씬 높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확실합니다. “우울증이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단정은 자칫 환자들에게 “나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폭력적 인간인가”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그 결과 치료 자체를 회피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낙인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어떻게 만들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의료계는 한목소리로 “우울증 환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는 언론 보도와 사회적 낙인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편안히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문화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의견입니다.

특히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교육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하늘이 법’(직권휴직제도)에 대해, 처벌적 성격보다는 “교사가 불이익 없이 적극적으로 치료받도록 돕는 제도”로 설계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나종호 교수 역시 “우울증을 앓는 교사들이 이를 숨기면 오히려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병가나 휴직 기간 동안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재발 가능성과 극단적 선택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지역 보건소를 통해 우울증 상담과 치료비 지원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우울증 치료에 대한 지원사업이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대기 인원이 많고 상담 인력이 모자라 장기간 대기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됩니다. 기업과 교육기관에서도 심리상담 프로그램이나 마음건강검진을 도입해,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요구됩니다. 미국·유럽에서는 회사 내 상담실이나 전문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회사 생산성 향상으로도 이어집니다.

더불어 언론계에서는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사건 초기부터 해당 질환을 강조해 ‘가해자의 개인적 질병 = 범죄 동기’ 식으로 몰아가면, 실질적 원인 규명도 어려워지고 우울증 환자 전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적 판단으로 우울증이 범행 동기로 밝혀진 게 아니라면, 범죄 원인으로 단정 짓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입니다.


국내 우울증 치료율 및 낙인 인식 추이

구분2018년2019년2020년2021년2022년2023년(추정)
우울증 치료율(%)8%9%10%11%12%약 15%
자살 사망자 중 우울증 병력(%)39%40%42%45%47%49%
우울증 낙인 지수(5점 만점)3.63.63.73.73.83.85
OECD 우울증 치료율(평균)50~60%50~60%50~60%50~60%50~60%50~60%

출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종합 (2023~2024년 통계 추정치 포함)
설명:

  • 치료율은 ‘1년 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환자’ 기준, 실제 수치는 추정치
  • 낙인 지수는 ‘정신건강 문제시 사회·직장 불이익 우려’ 응답도에 기반해 추산함(높을수록 낙인 심함)
  • OECD 평균 및 주요 선진국(미·영·독) 대비 한국 치료율 현저히 낮음

표에서 보듯, 국내 우울증 치료율은 최근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15% 안팎에 불과합니다. 반면 자살 사망자 중 우울증 병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우울증 낙인 지수 역시 높아지는 경향이 보입니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의 낮은 치료율은 이런 사회적 낙인과 부정적 인식, 그리고 의료 접근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마무리: 우울증, 범죄와 분리해 낙인 아닌 치료와 지원이 우선

대전 초등학생 살해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비극이지만, 이 사건을 우울증과 직접 연결해 ‘정신질환 환자=범죄자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위험한 함정을 깔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도 가능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지만,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 심해질수록 환자들이 숨어버려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우울증 환자 중 90%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전부터 특정 질환명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며, “정신질환 보도 시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우울증 환자 다수에게 불필요한 공포나 편견을 조장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더불어 의료계는 우울증 환자에게 치료비 지원이나 상담 인프라를 확대하고, 환자가 차별 없이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결국, 범죄와 정신질환을 단편적으로 연결짓는 보도 태도나 사회 인식이 사라져야, 비극적 사건을 막는 동시에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우울증이 범죄 동기가 아니라 개인의 복합적 문제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아가 환자들이 “마음의 병”을 숨기지 않고 치료받도록 돕는 사회가 되어야, 재발 방지와 공동체 안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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